
“이거 스크린 스타즈예요. 80년대 오리지널.”
빈티지 매대에서도, 중고 거래 앱 설명란에서도 이 한 줄이 값을 정한다. 목 뒤에 찍힌 이름 하나가 연도와 가격을 동시에 붙여준다.
그런데 목 태그에 찍힌 이름과 그 옷을 실제로 꿰맨 회사는 대개 다르다.
80년대 밴드 티셔츠 목 뒤에 Screen Stars가 찍혀 있고 그 아래 작은 숫자로 RN 13765가 보인다. RN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의류 업체에 발급하는 등록 식별 번호(Registered Identification Number)다. 라벨에 회사 이름을 적는 대신 이 번호만 찍어도 된다. 그래서 태그에 이름이 없어도 번호로 회사를 되짚을 수 있고, 13765라는 번호는 Fruit of the Loom을 가리킨다. 그런데 1980년에는 Fruit of the Loom, Inc.라는 회사가 존재하지 않았다. 태그 한 장에 이름이 넷 겹쳐 있고, 이걸 갈라놓지 못하면 “80년대 오리지널”이라는 말도 그 말에 붙는 값도 근거가 없어진다.
RN 번호가 있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태그를 읽는 일이 곧 이름을 읽는 일인 줄 알았다. 번호 쪽이 훨씬 정직하다. 이름은 팔리고 넘어가지만 번호는 그 시점의 회사를 가리킨다.
그래서 미국 특허상표청의 상표 등록부, 연방 특허 원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연차보고서를 직접 열어봤다. 태그 뒤의 회사는 관보와 공시에 이름을 남겨두고 있었다.
1980년에는 Fruit of the Loom, Inc.라는 회사가 없었다
먼저 상표 등록부부터 본다. 미국 특허상표청 상표 등록부에서 SCREEN STARS를 조회하면 출원번호 73351085가 나온다. 1982년 2월 19일 출원, 1983년 8월 23일 등록, 등록번호 1249057. 상품 구분은 의류에 해당하는 25류이고, 출원 당시 지정상품은 “유아·유아용·소년용 및 남성용 티셔츠”였다가 나중에 남성용 티셔츠로 좁혀졌다. 출원인 칸에 적힌 이름은 Fruit of the Loom이 아니라 Union Underwear Company, Inc.다. 태그 앞면의 이름과 그 이름을 출원한 법인의 이름은 처음부터 달랐다.
그럼 그 유니언 언더웨어는 어떤 회사였나. Screen Stars 태그가 처음 붙던 1980년, RN 13765로 등록된 법인의 이름이 바로 유니언 언더웨어 컴퍼니(Union Underwear Company)다. 켄터키주 볼링그린에 자리 잡은 이 회사는 1938년에 Fruit of the Loom 상표의 25년 라이선스를 사들여 쓰던 곳이다. 상표를 빌려 쓰는 회사였지, 상표의 원 주인이 아니었다.
같은 기록이 하나를 더 알려준다. 출원서에 적힌 최초 사용일이 1980년 4월 17일이다. 수집가 연표가 “Screen Stars라는 이름은 1980년에 붙었다”고 적어온 것과 날짜까지 맞는다. 사진 대조로 세운 관찰이 연방 등록부의 날짜와 겹치는 드문 경우다. 그리고 지금 이 등록의 권리자는 Fruit of the Loom, Inc.로 바뀌어 있고, 등록부에 적힌 주소는 켄터키주 볼링그린 One Fruit of the Loom Drive다.
회사가 상표를 따라간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그 위로 지주 구조가 또 얹혀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2001년 연차보고서에서 워런 버핏은 1955년 8월 필라델피아 앤드 리딩 코얼 앤드 아이언이 유니언 언더웨어를 1,500만 달러에 사들인 일을 회고한다. 당시 유니언은 현금 500만 달러를 쥐고 세전 300만 달러가량을 벌던 회사였다.
그 뒤 유니언이 Fruit of the Loom 상표의 원 소유자를 인수했고, 회사는 1968년 노스웨스트 인더스트리스로 합쳐졌다. 1984년 윌리엄 팔리가 그 노스웨스트 인더스트리스를 통째로 사들였고(기업사 데이터베이스는 14억 달러로 적는다. 규제기관에 제출된 공시 문서에서는 이 금액을 찾지 못했다), 이듬해 그룹을 재편하면서 유니언 언더웨어의 사명을 상표 이름에 맞춰 Fruit of the Loom, Inc.로 바꿨다. 회사가 상표를 따라간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그러니까 1983년에 찍혀 나온 Screen Stars 티셔츠 한 장에는 이름이 넷 겹쳐 있다. 태그 앞면의 라인 이름, RN이 가리키는 제조 법인, 그 법인이 빌려 쓰던 상표, 그리고 그 법인을 소유한 지주회사. 넷 중 어느 것도 서로를 대신하지 못한다.
| 겹쳐 있는 층 | 1983년의 이름 | 근거 |
|---|---|---|
| 태그 앞면의 라인 이름 | Screen Stars | 상표 최초 사용 1980년 4월 17일 |
| 그 옷을 만든 법인 | Union Underwear Company, Inc. | RN 13765 · 켄터키주 볼링그린 · 상표 출원인 |
| 그 법인이 빌려 쓰던 상표 | Fruit of the Loom | 1938년 25년 라이선스 구매 · 사명이 된 것은 1985년 |
| 그 법인을 소유한 지주회사 | Northwest Industries | 1968년 편입 · 1984년 윌리엄 팔리가 인수 |
세 브랜드 모두 지금은 남의 손에 가 있다
이런 겹침은 Screen Stars만의 사정이 아니다. 80년대 프린트 티셔츠에 가장 자주 붙던 세 이름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된다.
| 태그의 이름 | 그 옷을 만든 법인 | 지금 그 이름을 쥔 곳 |
|---|---|---|
| Screen Stars | Union Underwear (볼링그린) · RN 13765 80년대의 소속: 1968년 Northwest Industries → 1985년 Fruit of the Loom, Inc. | 2002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 |
| Hanes | Hanes Corporation (1965년 합병) 80년대의 소속: 1979년 Consolidated Foods → 1985년 Sara Lee | 2006년 분사한 HanesBrands, 2025년 질단이 인수 |
| Champion | Champion Products Inc. (1924년 법인) 80년대의 소속: 1989년 Sara Lee | 2024년부터 오센틱 브랜즈 그룹 |
맨 오른쪽 열을 세로로 읽으면 40년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세 이름 모두 지금은 80년대에 그 옷을 만들던 조직과 무관한 곳에 가 있고, 셋 중 둘은 최근 2년 사이에 주인이 또 바뀌었다.
아래는 이 표의 각 줄이 어쩌다 저 자리에 오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1980년, 두 회사가 같은 해에 이름을 붙였다
Fruit of the Loom이 프린트 업계에 무지 티셔츠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다. 다만 그때는 이름이 없었다. 브랜드명 없이 RN만 찍힌 밋밋한 태그를 달고 나갔다. 여기에 Screen Stars라는 이름이 붙은 해가 1980년이고, 앞서 본 상표 등록부의 최초 사용일이 그 해 4월 17일을 가리킨다.
같은 해 헤인즈는 프린트용 블랭크를 만들고 유통하는 별도 사업부 헤인즈 프린터블스를 만들었다. 블랭크란 아무 그림도 찍히지 않은 무지 티셔츠, 그러니까 프린트 업체가 그림을 얹기 전의 바탕옷이다.
두 사건이 같은 해에 놓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두 회사가 서로를 보고 움직였는지, 같은 시장 신호에 각자 반응했는지는 어느 쪽 기록에도 남아 있지 않다. 확인되는 것은 결과뿐이다. 1980년을 전후해 두 회사 모두 블랭크를 완제품과 다른 경로로 팔기 시작했다. 매대에 걸리는 옷은 소비자가 사고 블랭크는 프린트 업체가 상자 단위로 산다. 이것이 그 결과를 설명하는 가장 그럴듯한 이유다. 그렇게 판단했다고 적어둔 문서가 두 회사 어느 쪽에도 없을 뿐이다.
그 시장에서 팔린 건 옷이 아니라 인쇄 바탕재였다
밴드 투어 셔츠든 영화 홍보물이든 관광지 기념품이든 같은 태그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림은 제각각이어도 바탕은 몇 개 회사가 대량으로 깔았다.
두 회사의 차이는 조직보다 규격에서 먼저 드러났다. 헤인즈는 1975년에 이미 Beefy-T를 내놨다. 이름부터 두께를 앞세운 규격이다. 규격이 먼저 있었고, 그것을 팔 조직이 5년 뒤에 붙었다.
다만 한 회사가 독점한 적은 없다. 프린트 업체가 블랭크를 고르는 기준은 브랜드 인지도가 아니라 발색에 유리한 원단 두께, 사이즈별 재고의 안정성, 대량 주문 단가였다. 조건이 맞으면 거래처를 바꿨다. Screen Stars가 유독 자주 눈에 띄는 건 이 실무 기준을 오래 충족했기 때문이지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가 아니다.
헤인즈 티셔츠의 족보는 양말 쪽이 아니다
“1901년부터 이어진 헤인즈 티셔츠”라는 문장은 계보를 한 세대 잘못 짚은 것이다. 양말 회사와 속옷 회사가 같은 성을 쓴 것뿐이다.
헤인즈의 시작을 1901년으로 적는 글이 많다. 그해 존 웨슬리 헤인즈가 세운 회사는 섐록 호저리 밀스이고, 만들던 물건은 유아용·남성용 양말이다.
티셔츠의 계보는 그쪽이 아니다. 이듬해인 1902년 플레전트 헨더슨 헤인즈가 두 아들과 함께 세운 P.H. 헤인즈 니팅 컴퍼니가 남성·소년용 속옷을 만들었고, 겉옷으로 입는 면 티셔츠는 이 니트 언더웨어 라인에서 자라 나왔다. 두 회사는 형제가 각각 세운 별개 법인으로 63년을 따로 굴러갔다. 하나의 헤인즈 코퍼레이션이 된 것은 1965년이다.
지금 Hanes 태그가 붙은 옷의 주인은 몬트리올에 있다
이 회사가 대기업 산하로 들어간 날짜는 1979년 1월 30일, 인수한 곳은 시카고의 컨솔리데이티드 푸즈다. 이 그룹이 1985년에 자사 최대 브랜드명을 따 사명을 세라 리로 바꾼다.
그 뒤로도 소속은 계속 바뀐다. 세라 리는 2006년 9월 5일 의류 부문을 헤인즈브랜즈로 분사시켜 뉴욕증권거래소에 올렸다.
그 헤인즈브랜즈를 2025년 12월 1일 캐나다의 질단 액티브웨어가 인수 완료했다. 지금 Hanes 태그가 붙은 옷의 소유주는 몬트리올에 있다.
리버스 위브 원 특허에 파인블룸의 이름은 없다
챔피온은 1919년 5월 6일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니커보커 니팅 밀스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1922년 파인블룸 형제가 회사를 물려받았고, 1924년 1월 3일 챔피온 니트웨어 밀스로 법인을 새로 세웠다. 회사 공식 연혁은 이 시기 웬트워스 육군사관학교 생도복 납품이 운동복 계약으로 이어졌다고 적는다. 이 대목을 받쳐주는 것은 회사가 스스로 쓴 연혁 하나뿐이다. 납품 연도도 계약 상대도 바깥 기록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여기서는 설립 연도와 법인 설립일까지만 쓰고 창업 설화는 따로 떼어 둔다.
여기서 잠깐 티셔츠에서 벗어난다. 리버스 위브는 스웨트셔츠 기술이라 밑단이나 태그 감별에는 쓸 데가 없다. 그런데도 이 특허를 꺼내는 건, 챔피온이 헤인즈·프루트 오브 더 룸과 애초에 다른 장사를 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특허 문서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1938년 1월 20일 출원, 같은 해 8월 9일 등록된 미국 특허 US2126186 「Athletic Shirt And Method of Making The Same」. 양수인, 그러니까 그 특허를 넘겨받아 소유한 쪽은 챔피온 니트웨어 컴퍼니다. 그런데 발명자 칸에 적힌 이름은 새뮤얼 N. 프리드랜드 한 사람이다. 파인블룸의 이름은 1951년 8월 13일 출원돼 1952년 10월 14일 등록된 개량 특허 US2613360에 윌리엄 F. 파인블룸으로 처음 올라온다. 옆선에 늘어나는 덧천, 곧 신축 거싯을 넣어 폭 방향 수축을 상쇄하는 내용이다. 리버스 위브를 파인블룸 형제의 발명으로 적은 글이 흔하지만, 1938년 원 특허의 발명자는 프리드랜드 단독이다.
두 특허를 나란히 놓으면 발명자 칸이 이렇게 갈린다.
| 특허번호 | 출원 → 등록 | 발명자 |
|---|---|---|
| US2126186 (원 특허) | 1938년 1월 20일 → 1938년 8월 9일 | 새뮤얼 N. 프리드랜드 |
| US2613360 (개량 특허) | 1951년 8월 13일 → 1952년 10월 14일 | 새뮤얼 N. 프리드랜드 · 윌리엄 F. 파인블룸 |
줄어들지 않게 막는 기술이 아니라, 줄어든 걸 되돌리는 기술이었다
이 특허가 실제로 해결하려 한 문제도 통설과 다르다.
보통 편물은 웨일이 세로로 간다. 웨일은 코가 줄줄이 이어져 생기는 세로줄이고, 그 줄이 옷의 위아래 방향으로 놓인다는 뜻이다. 이 발명은 몸통과 소매에서 편성 코스, 그러니까 실이 짜여 나가는 방향을 가로로 눕힌다.
특허문은 일반적인 세로 웨일 셔츠가 세탁 후 “원래 전체 길이보다 훨씬 짧아진다”고 지적한 뒤, 이 구조에서는 몇 번을 빨든 옷을 길이 방향으로 다시 늘려 쓸 수 있다고 적는다. 줄어들지 않게 막는 기술이 아니라, 줄어든 것을 되돌릴 수 있게 만든 기술이다.
특허는 80년대에 이미 만료됐다 — 값을 지킨 건 계약이다
헤인즈와 프루트 오브 더 룸이 블랭크 단가에서 겨루는 동안 챔피온은 자기 규격에 이름을 붙여 팔고 스포츠 계약으로 값을 지켰다.
1938년과 1952년의 특허는 그 규격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려줄 뿐, 80년대에는 이미 존속기간이 지나 경쟁을 막아주지는 못했다. 값을 지탱한 쪽은 계약이다. 챔피온은 1989년부터 1997년까지 NBA 27개 구단 공식 아웃피터, 그러니까 구단에 옷을 대는 공식 공급사를 맡았다.
1989년 2월 13일 세라 리는 주당 77달러, 총 약 3억 2천만 달러에 챔피온 프로덕츠를 인수했다. 이 금액의 출처는 그날 UPI 보도지 회사 공시가 아니다.
그리고 35년 뒤인 2024년 10월 1일, 헤인즈브랜즈는 챔피온을 오센틱 브랜즈 그룹에 12억 달러에 넘겼다. 실적 조건을 채우면 최대 15억 달러까지 올라가는 계약이다.
봉제 방식과 원단 촉감으로 연대를 가리는 이야기는 이 글의 몫이 아니다. 싱글스티치가 왜 튼튼함의 증거가 아닌지, 두툼한 원단이 왜 80년대를 뜻하지 않는지는 빈티지 티셔츠 구별법을 미국 연방 규정으로 검증한 글에 절차까지 정리해 뒀다. 여기서는 그 옷을 만든 회사 쪽만 따라간다.
연표는 잘 맞는다, 다만 줄마다 출처가 다르다
브랜드별 태그 변천을 정리한 연표는 수집가 커뮤니티에 잘 갖춰져 있다. 같은 표 안에서 연방 관보와 사진 대조가 섞여 있으면 읽는 사람이 둘을 구분할 수 없다. 그래서 등급을 붙여 다시 짰다.
아래 표에서 따로 표시하지 않은 줄은 전부 수집가의 실물 관찰이다. 문서 근거가 있는 줄만 끝에 괄호로 출처의 종류를 붙였다.
| 브랜드·라인 | 구간 | 태그에서 달라지는 것 |
|---|---|---|
| FOTL 블랭크 | 1960~70년대 | 브랜드명 없이 RN 13765만 찍힌 태그 |
| Screen Stars | 1980 | “Screen Stars” 명칭 첫 등장. 파랑·흰색·주황 (연방 상표 등록부: 최초 사용 1980년 4월 17일) |
| Screen Stars | 1981~1983 | 이른바 “펑키 A” 로고체. Super·Heavy·Junior Stars 변형 |
| Screen Stars | 1983~1990 | 평범한 “A”로 재디자인. 캐나다·아일랜드·엘살바도르 생산 표기 등장 |
| Screen Stars Best | 1987~ | 큰 사이즈 상위 라인 분리 (1986년 사례 보고도 있음) |
| Champion | 1967~1969 | “Champion Products Inc” 표기 |
| Champion | 1969~1981 | 스크립트 로고, 이른바 “블루 바” |
| Champion | 1981~1990 | 흰 바탕에 파란 스크립트. 뒷면에 세탁 기호와 문장 병기 |
| Champion | 90년대 초~2000년대 초 | 생산지 표기가 USA에서 멕시코·온두라스로 |
| Hanes | 1975~ | Beefy-T 라인 등장 (제조사 공식) |
| Hanes | 1980~ | 프린트용 블랭크 사업부 Hanes Printables 분리 |
| 전 브랜드 공통 | 1997년 7월 1일~ | 세탁 기호가 문장을 대체할 수 있게 됨 (연방 규정 16 CFR 423.8(g)) |
| 전 브랜드 공통 | 그 이전 | 세탁 기호를 문장과 병기하는 것은 원래 합법 (연방 규정 16 CFR 423.2) |
세탁 기호가 언제부터 의무가 됐고 그 규정이 연도를 어디까지 좁혀주는지는 앞의 판별 글에서 조항째로 짚었다. 여기서는 그 구분이 실제 태그 앞에서 어떻게 시험되는지만 본다.
챔피온의 1981년 태그가 이 구분의 시험대다
실제로 이 구분이 걸린다. 앞의 태그 연표를 보면 챔피온 1981~1990년 구간 태그에 “세탁 기호와 문장 병기”가 적혀 있다. 앞 글의 느슨한 명제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 태그는 1997년 이후가 되어 연표와 충돌한다. 규정 원문을 정확히 읽으면 충돌이 사라진다.
같은 연표 안에서도 줄마다 사정이 다르다. 챔피온 태그 연표를 실은 자료는 구간별 사진을 충분히 보여주지만, 무엇과 대조해 그 구간을 나눴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Screen Stars 연표가 옷에 인쇄된 저작권 연도와 대조했다고 방법을 명시하고, 그 결과가 상표 등록부의 최초 사용일과 맞아떨어진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연표를 쓰되, 그 줄이 관보에서 왔는지 사진첩에서 왔는지는 함께 기억해야 한다.
‘메이드 인 USA’가 사라진 순서는 공시에 적혀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의류 제조업 고용이 20년 사이 80% 넘게 줄었다고 기록한다. 약 90만 개에서 약 15만 개로 떨어진 수치다.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같은 흐름을 더 길게 잡아 1990년 약 95만 8,800명에서 2016년 12만 8,781명으로 적는다.
공장이 어디로 옮겨갔는지가 공시에 적혀 있다는 게 좀 얄궂다. 옷에는 안 적어도 되는 걸 주주에게는 적어야 했다.
이 감소를 1994년 1월 1일 발효한 북미자유무역협정 하나로 설명하는 글이 많다. 협정이 실 단계부터 역내 생산을 요구하는 얀 포워드 원산지 규정을 처음 도입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의회조사국 보고서 자체가 국내 생산과 일자리 감소를 협정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고 못 박는다. 자동화, 업계 통합, 환율이 함께 작용했다는 것이다.
3년 사이에 12%에서 95%로 갔다
개별 회사의 장부를 열면 시점이 훨씬 선명하다. 프루트 오브 더 룸이 1999년 4월 2일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998 회계연도 연차보고서(10-K405)는 이렇게 적는다. “회사는 1997년에 아홉 개 봉제 시설의 가동을 중단했거나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폐쇄된 사업장과 관련해 사무직 176명과 생산직 6,975명을 해고했다.” 같은 보고서의 다음 대목이 더 결정적이다. “1998년에 회사 의류의 95% 이상이 해외에서 봉제됐다. 1995년 초에는 약 12%였다.”
보고서는 그 3년을 따로 한 문장으로 요약해뒀다. “1997년 12월 31일로 끝나는 3년 동안 회사는 봉제·마감 공정을 사실상 전부 카리브해와 중앙아메리카로 옮겼다.” 1998년에 해외에서 봉제된 물량의 절반가량은 회사 소유 공장이 아니라 계약 제조업체가 만든 것이었다.
이 공시는 시중 기업사 자료의 서술과 어긋난다. 그쪽은 공장 아홉 곳 폐쇄를 1995년으로, 감원 규모를 6,000명으로, 해외 생산 비중을 1997년 60%로 적어왔다. 연차보고서는 연도가 1997년이고 인원은 7,151명이며 비중은 1998년에 이미 95%를 넘었다고 말한다. 회사가 규제기관에 제출한 숫자를 따른다.

볼링그린 공장이 어떻게 됐는지는 공시에 없다
그러면 태그에 볼링그린이라 적혀 있던 그 공장은 어떻게 됐나. 시설 항목이 도시 단위가 아니라 지역 단위 집계라, 이 보고서로는 알 수 없다. 미국에 제조 20곳·물류 17곳·영업관리 13곳, 서유럽에 13곳·6곳·21곳, 중앙아메리카에 15곳·1곳·3곳. 총면적 약 1,423만 9천 제곱피트에 그중 533만 1천 제곱피트가 임차라는 숫자는 있어도, 개별 공장의 이름은 없다.
대신 같은 보고서 첫 장에 본사 주소가 적혀 있다. 시카고 사우스와커 233번지 시어스 타워 5000호. 켄터키의 속옷 공장에서 출발한 회사가 80년대와 90년대를 시어스 타워에서 보냈다는 뜻이다.
주소가 다시 볼링그린으로 돌아오는 것은 회사가 망한 다음이다. 무리한 확장과 역외 법인 설립을 밀어붙인 팔리 체제의 프루트 오브 더 룸은 1999년 순손실 5억 7,620만 달러를 기록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손실 규모는 2차 자료의 수치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의류 사업부를 사들여 2002년 4월 30일 거래를 끝냈고, 버크셔의 연차보고서는 인수한 회사를 이렇게 소개한다. “볼링그린에 본사를 둔 FOL은 Fruit of the Loom과 BVD 상표로 기본 의류를 만들어 파는 수직 통합 제조·유통 회사다.” 앞에서 본 상표 등록부의 권리자 주소가 볼링그린인 것도 이 인수 이후의 상태다. 버크셔는 연차보고서에도 10-K에도 인수 금액을 적지 않았다.
80년대 Screen Stars는 이미 미국 밖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앞의 태그 연표를 다시 보자. Screen Stars의 1983~1990년 구간에 캐나다, 아일랜드, 엘살바도르 생산 표기가 등장한다. 프린트 업체들이 가장 자주 집어 들던 블랭크 가운데 하나가 80년대 중반에 이미 미국 밖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니 ‘메이드 인 USA’는 두 방향 어느 쪽도 막아주지 못한다. 앞 글에서 인용한 앤빌 태그 연표는 1989년부터 2007년까지의 구간을 pre-shrunk(미리 수축시킨 원단)·made in USA 표기로 가른다. 미국산 표기가 90년대와 2000년대에도 계속 찍혔다는 뜻이고, 따라서 ‘미국산이면 80년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Screen Stars의 1983~1990년 구간에 이미 캐나다·아일랜드·엘살바도르 표기가 나오므로 ’80년대면 미국산’도 성립하지 않는다. 앞 글의 단서 표가 원산지를 ‘못 갈라준다’ 칸에 놓은 것은 이 두 가지가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공장도 경영진도 소유주도 바뀌었는데, 1871년에 등록번호 418번으로 등록됐다는 그 상표만 자리를 지켰다.
태그 사진을 남길 거면 브랜드 이름 말고 RN 다섯 자리를 찍어둬라. 그리고 미국 특허상표청 상표 검색창에 그 브랜드 이름을 넣어보라. 출원인 칸에 적힌 회사가 그 옷을 상자에 담아 내보낸 쪽이고, 열람은 공짜다.
함께 읽기
- 태그와 봉제로 연도를 좁히는 방법은 싱글스티치면 80년대? 빈티지 티셔츠 구별법을 미국 연방 규정으로 검증했다에서 규정 원문까지 따라가 봤다.
- 같은 블랭크로 찍은 티셔츠의 값이 갈리는 지점은 3달러에 산 티셔츠가 1만 3,500달러가 되기까지에서 판결문과 상표 원부로 역추적했다.
- 프린트가 갈라지는 이유와 그것으로 연도를 알 수 없는 이유는 크랙은 165도에서 2분이면 만들어진다에 있다.
참고 자료
1차 자료 (연방 기록·공시·특허)
- USPTO TSDR, 상표 SCREEN STARS — 출원번호 73351085, 1982년 2월 19일 출원, 등록번호 1249057, 1983년 8월 23일 등록. 출원인 Union Underwear Company, Inc. 최초 사용일 1980년 4월 17일. 25류. 등록 후 권리자 Fruit of the Loom, Inc.(One Fruit of the Loom Drive, Bowling Green, KY 42103)
- U.S. Patent US2126186, Athletic Shirt And Method of Making The Same — 발명자 Samuel N. Friedland, 양수인 Champion Knitwear Company, Inc. 1938년 1월 20일 출원, 1938년 8월 9일 등록. 리버스 위브 원 특허
- U.S. Patent US2613360, Athletic Garment Or The Like — 발명자 Samuel N. Friedland·William F. Feinbloom. 1951년 8월 13일 출원, 1952년 10월 14일 등록. 옆선 신축 거싯
- Fruit of the Loom, Inc. /DE/, Form 10-K405 for fiscal year 1998 (SEC, 1999년 4월 2일 제출, CIK 771298) — 1997년 봉제 시설 9곳 중단, 사무직 176명·생산직 6,975명 해고. 1998년 해외 봉제 95% 초과(1995년 초 약 12%). 1997년까지 3년간 봉제·마감 공정을 카리브해·중앙아메리카로 이전. 해외 봉제 물량의 약 절반이 계약 제조. 시설 총 약 14,239,000 sq ft(임차 5,331,000 sq ft), 지역별 집계. 본사 233 South Wacker Drive, 5000 Sears Tower, Chicago
- Berkshire Hathaway Inc., Annual Report 2001 — 1955년 8월 Philadelphia and Reading Coal and Iron의 Union Underwear 인수(1,500만 달러), 이후 Northwest Industries 합병, 존 홀랜드 체제와 파산 경위
- Berkshire Hathaway Inc., Annual Report 2002 / Form 10-K — Fruit of the Loom 의류 사업부 인수 2002년 4월 30일 완료. “FOL, headquartered in Bowling Green, Kentucky…”. 인수 금액 미공개
- Code of Federal Regulations, 16 CFR Part 423 — §423.2(필수 용어에 더하여 기호 사용 가능), §423.8(g)(1997년 7월 1일부터 18개월간 뜻풀이 조건부로 기호가 용어를 대체 가능)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Spotlight on Statistics: Fashion (2012) — 의류 제조업 고용 약 90만 → 약 15만, 20년간 80% 이상 감소
-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negotiating NAFTA and U.S. Textile Manufacturing (R44998) — 고용 1990년 958,800명 → 2016년 128,781명. NAFTA 1994년 1월 1일 발효, 얀 포워드 원산지 규정 최초 도입. 감소 원인을 협정 단독으로 볼 수 없다는 서술
2차 자료
- Champion, About Champion (기업 공식 연혁, 기업 자기 서술) — 1919년 5월 6일 Knickerbocker Knitting Mills 설립, 1922년 파인블룸 형제 승계, 1924년 1월 3일 Champion Knitwear Mills 법인 설립, 웬트워스 육군사관학교 납품
- Fruit of the Loom, Inc., History (기업 공식 연혁, 기업 자기 서술) — 1851년 나이트 형제의 폰티악 밀 인수, 1856년 상표명 채택, 1871년 등록번호 418
- Hanes Printwear, Beefy-T 50th (기업 자기 서술) — Beefy-T 1975년 출시
- UPI, 1989년 2월 13일자 보도 — 세라 리의 챔피온 프로덕츠 인수, 주당 77달러·총 약 3억 2천만 달러
- HanesBrands 보도자료 및 업계 보도(2024년 6월 5일 발표, 10월 1일 종결) — 챔피온을 Authentic Brands Group에 12억 달러 매각, 실적 조건 충족 시 최대 15억 달러
- Gildan Activewear 보도자료(2025년 12월 1일) — HanesBrands 인수 완료
- Sara Lee / Hanesbrands Inc., Information Statement (SEC, 2006) 및 당시 보도 — 2006년 9월 5일 분사
- NCpedia, Hanes Brands — 1901년 Shamrock Hosiery Mills(양말), 1902년 P.H. Hanes Knitting Company(속옷), 1965년 합병, 1979년 1월 30일 Consolidated Foods 인수
- Fruit of the Loom, Inc. — Company History (기업사 데이터베이스) — 1938년 유니언 언더웨어의 상표 25년 라이선스 구매, 1968년 노스웨스트 인더스트리스 편입, 1984년 팔리의 14억 달러 인수, 1985년 사명 변경, 1970년대 프린트 시장 블랭크 공급 시작. 공장 폐쇄 연도·감원 규모·해외 생산 비중은 SEC 공시와 어긋나 채택하지 않았다
- Textile World, Champion Athleticwear Celebrates 100 Years (2019) — 1989~1997년 NBA 27개 구단 공식 아웃피터
- Liquisearch, Fruit of the Loom — History — 1999년 순손실 5억 7,620만 달러 및 챕터 11
- Defunkd, The Screen Stars Timeline / Screen Stars / Vintage Champion T-Shirt Tags / Hanes — 태그 구간별 도상, RN 13765와 유니언 언더웨어, 1983~1990년 캐나다·아일랜드·엘살바도르 생산, 1980년 Hanes Printables 사업부. 근거는 실물 사진 대조이며, Screen Stars 연표만 대조 방법(인쇄된 저작권 연도)을 명시한다
- Textile School, Open-end (Rotor) Spinning — 로터 방적사가 링 방적사보다 약 15~20% 약하고 꼬임은 약 20% 많다는 정리








답글 남기기